가을 여행 강화 석모도 수목원
한 여름 내내 사라질 것 같지 않았던 뜨겁고 습한 바람이 사라진 10월 말.
문득 하늘을 보니 어느 새 청량한 색깔의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되어있었다.
여름보다 짧은 가을은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가기에 아쉬운 계절.
조금이라도 더 이 마음을 간직하고자 강화도 석모도 수목원을 찾았다.
잘 가꾼 나무와 풀이 무성한 수목원이야 말로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석모도 수목원은 2019년 5월 개관했다.
2017년에 석모대교가 건설되어 강화도에서 석모도까지 접근성이 좋아진 이후다.
석모도 수목원 웹 사이트에서 설명을 보니 기후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북방한계성 식물 및 해양성 식물연구에 적합한 점을 인정받아 이곳에 자리 잡게 되었으며, 생태체험관, 고산습지원, 암석원, 전시온실을 포함해 12개 테마원에 총 1,176종 약 14만 본이 식재되었다고 안내가 되어 있었다.
수도권에서 접근성도 좋고 산과 바다로 둘러 싸인 석모도 수목원은 데이트, 나들이로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 된다.
석모도 수목원 주차 및 입장료 안내
석모도 수목원 홈페이지를 보면 대중 교통으로 찾아 올 수 있다고 안내 되어 있다.
하지만 차량이 없이 방문하기 어렵다고 생각 된다.
방문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동차를 가지고 방문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주차장의 유무와 비용이 중요 하다.
주차장은 당연히 운영되고 있으니 비용이 제일 궁금하다.
결론적으로 주차 비용은 무료.
인천시 강화군에서 운영해서 그런지 주차료가 없다.
게다가 입장료도 없다.
석모도 수목원 입장

석모도 수목원을 방문하기 전 놓친 사실이 있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사실인데 수목원이 평지가 아닌 산에 위치한 것이다.
산에 위치 했다고 해도 평지처럼 경사가 거의 없으면 좋겠지만 그런 지형이 아니었다.
또는 수목원 중간 지점까지는 차량으로 이동 후 오르막 길을 걸어가든 내려막 길을 걸어가든 선택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등산하기 위해 산에 갔을 때 산 아래 주차한 것처럼 석모도 수목원도 입구에 주차한 뒤 걸어 올라가야 했다.
수목원은 걸으며 각 종 수목을 보는 게 목적이겠지만 주차장을 시작으로 등산에 가까운 코스를 갈 줄은 몰랐다.

수목원 입구를 들어서자 마자 종합 안내가 보인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수목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명을 요약하자면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해서 석모도의 자생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림은 평지로 그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오르막 길이 다수다.
입구부터 목적지인 중간 목적지인 생태 체험관까지는 약 30분 정도 예상하는 게 좋다.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면 금세 가겠지만 그 정도 시간을 예상하고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입구와 멀지 않은 곳에 석모도 수목원 글자 조형물과 벤치가 보인다.
한 여름이었다면 타는 듯한 햇빛 아래 조형물이 보였겠지만 지금은 따스한 햇빛이 반갑다.
방문했을 때 인증을 하기 위한 용도로 보이는 <석모도 수목원> 글자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쉼터는 이제 막 입장한 관람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수목원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온 사람들을 위한 벤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산에 지어진 수목원이다 보니 경사진 곳에 조형물과 벤치가 만들어졌다.
미끄러 질 수 있는 지형이나 미끄럼 방지 페인트를 칠해서 미끄럼을 방지한 것 같다.
마치 도로에 자동차의 미끄럼 방지를 위해 만든 빨간색 포장재를 덧칠한 것 같은 재질이다.

석모도 수목원은 휴양림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석모도 자연 휴양림>을 운영 중인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차량으로 그 앞까지 올라갈 수 있다.
사진 오른쪽 아스팔트 도로가 휴양림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로.
수목원을 방문하는 사람도 아스팔트 도로로 걸어 올라갈 수 있지만 자연과 하나 되고 싶은 마음으로 왔으니 굳이 아스팔트 도로로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오르막 길을 가려는데 처음 봤던 안내도 보다 조금 더 디테일 한 종합 안내도를 만난다.
안내도를 보니 확실히 산속에 수목원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들과 안내가 안내도 오른쪽에 적혀있다.
혹시라도 수목원에서 뭔가 하고 싶었다면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안내도를 지나 약 10m만 올라가면 왼쪽 건물에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을 가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구간에서 목적지인 생태 체험관까지 구간까지 가는 약 20 ~ 30분 동안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석모도 수목원 속으로

화장실을 다녀왔다면 이제 이 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면 된다.
완만한 경사로로 만들어진 길.
햇살을 적당히 가려 주는 나무들이 산책 길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석모도 수목원 길은 계곡을 끼고 만들어졌다.
지금은 수량이 많지 않지만 비가 온 뒤라면 흐르는 계곡 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량이 많든 적든 관계 없이 오르는 길은 분위기가 좋다.
걷기 험한 구간은 이렇게 나무 데크를 만들어 놓아 쉽게 걸어갈 수 있게 해 놓았다.
(공립) 석모도자연휴양림 안내

산속을 거니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예 숙박을 할 수 있도록 휴양림을 운영하고 있었다.
휴양림 이름은 석모도 자연휴양림 숲속의집.
6인실, 8인실, 18인실, 22인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석모도 자연 휴양림 가격 – [ 링크 ]
가격은 성수기 기준이고 괄호의 가격은 비수기 평일 가격
6인실 : 133,000원 (107,000원)
8인실 : 160,000원 (128,000원)
18인실 : 300,000원 (240,000원)
22인실 : 375,000원 (280,000원)
공립이다 보니 다른 숙소들에 비해 저렴하다.
<나는 자연인 이다>를 꿈꿔 본 사람들이라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다만 저렴한 가격에 선착순 예약이다 보니 원하는 기간에 예약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석모도 수목원 조형물 및 족욕장

1/3 즈음 도착했을까?
이제부터 본격적인 수목원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마니산 정상에 가야 볼 수 있는 참성단을 만들어 놓았으며 그 주위엔 돌탑들이 있었다.
20세기 이전에 탐험이 활발했던 시기.
세계 각지로 탐험하며 새로운 문명이나 구조물을 만났던 그 당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반가운 마음에 참성단을 올라가선 안된다.
올라가서 얻는 것은 없고 잃을 것들만 생길 것이다.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때라서 그런지 계절적 상 운영을 안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방문 당시 족욕장은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운영했다면 석모도 미네랄 온천과 연계된 곳으로 수목원 산책 후 이용하기 좋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지 체험 해 봤을 것이다.
족용장 이용 요금은 무료.
석모도 수목원 숲길

석모도 수목원이 크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 중간중간 이런 갈래길이 있다.
육상 트랙처럼 정해진 코스를 한 바퀴 도는 게 아니라 코스 중간중간 이렇게 원하는 사람들은 가 볼 수 있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모두 구석구석 가 보고 싶으나 지금은 메인 길만 다녀도 갈 길이 멀어 지나쳤다.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언젠가 다시 방문하면 가 보고 싶은 길 중 하나.

가 볼 수는 없지만 아쉬운 마음에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보기 위해 안내판 앞에 서 본다.
지금 위치는 전체로 볼 때 1/5 정도 온 것 같다.
목적지가 6번 생태 체험관인데 처음 입구부터 그곳까지 약 20~30분이 걸린다.
그런데 그 뒤에 그만큼의 구간이 더 있다니 상당히 큰 곳이라 생각된다.

차량을 가지고 숙소를 가는 사람들은 오른쪽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올라가겠지만 수목원 방문객들은 어디를 선택해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가면 조금 더 일찍 목적지까지 가게지만 그러면 이곳에 온 의미가 없다.
앞에 보이는 장미 터널을 통과해 올라가 본다.
장미가 개화 되었다면 더 예뻤을 것이다.

사진 찍기 전 눈으로 보면 어두웠지만 사진을 찍어 보니 실제보다 밝게 나왔다.
5월에 장미가 핀 터널을 지나다 잠시 벤치 앉아 그 앞에 흐르는 계곡물을 보는 상상을 해 본다.

장미 터널 끝에 풍화된 안내판을 만났다.
강화의 상징인 군목은 감나무, 군화는 진달래, 군조는 저어새.
강화군의 씨 없는 감은 예부터 임금에게 진상하던 진품으로 정평이 나있다고 한다.
군화인 진달래는 근면과 자주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2000년 강화군 해역 천연기념물 제419호인 저어새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석모도 수목원 데크 길

정비가 안된 길이었다면 산 길을 걸어야 했겠지만 석모도 수목원은 최대한 산과 계곡을 활용한 데크 길이 있다.
게다가 완만한 경사로 만들어져있어 오르는데 무리가 없었다.
데크 길을 오르며 뒤를 돌아보니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한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다리 중간에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산과 바다.
석모도 수목원만이 주는 멋진 풍경일 것이다.

다시 앞을 보고 계곡을 끼고 이어진 데크 길을 걸어 올라 간다.
계곡은 많은 물 대신 수풀이 무성했다.

안내판에서 4번에 설명 되어 있는 사방댐을 만났다.
사방댐은 계곡 상류의 산사태나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하는 토석류나 유목을 막아주는 소규모 댐이다.
물이 더러운 것인지 바닥에 침전물이 많은지 겉 보기엔 깨끗해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생활하수를 내려 보내는 것이 아니므로 생각보다 더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맑은 물을 기대했던 터라 아쉬웠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산책로라는 것을 알려 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제대로 걸어 올라가고 있으니 이대로 계속 올라가면 된다.
그 옆엔 산에서 가장 무서운 재앙인 산불 조심 현수막이 함께 걸려 있었다.

데크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석모도 수목원을 알리는 커다란 돌과 글자를 만났다.
그냥 돌로 보기엔 크기가 커서 바위 같은 모습이다.
독초 안내문

산나물과 비슷하게 생긴 독초 안내문이 있었다.
가장 좋은 것은 수목원 내에서 채취를 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수목원 내에서 채취는 금지다.
이 안내문을 보니 예전 <SNL 코리아 김의성 편 – 동호회의 목적>에서 나온 장면 중 한 회원이 산박사라면서 등산 내내 이것저것 주워 먹다가 나중에 게거품 물고 쓰러진 장면이 떠 올랐다.
채취해도 안되지만 혹시라도 합법적인 곳에서 산나물을 채취해서 먹을 기회가 있다면 이 안내문이 도움 될 것이다.
그런데 일반인은 봐도 잘 모르겠다.
잘 모를 땐 안 하는게 상책이다.
안내문에 적힌대로 자연 보호와 건강을 모두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석모도 수목원 테마 구간

목적지인 생태 체험관 근처에 다다르자 각 종 콘셉트로 만들어진 구간을 만난다.
12가지의 테마 원이 있는데 그 중 아이리스를 테마로 만들어진 아이리스원.
꽃이 떠 올라야 하는데 이병헌이 떠 오른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유명한 짤 때문일 것이다.

아이리스원을 지나 걷는다.
바닥은 코코넛 매트가 잘 깔려 있어 약간의 쿠션이 느껴진다.

점점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 같다.
여름과 가을의 중간을 보여 주는 듯한 풍경.
데크 길 그리고 계단의 단차도 높지 않아 쉽게 걷고 오를 수 있었다.

걷다 보니 만난 멧돼지 출몰 경고 현수막.
그림은 디즈니 만화 그림체 같이 생겼다.
저렇게 생겼으면 위협이 되지 않겠지만 실제로 만나면 저 모습이 아니라 뿔 달린 돼지가 돌격해 올 테니 마주치고 싶지 않은 동물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만큼 다양한 길 안내가 있다.
격투 게임 커맨드를 입력하는 것 같다.
사방 어디를 가도 이어지는 길이겠지만 모두 다 가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무슨 식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봄, 여름에 왔다면 시원한 풍경이 만들어졌을 것 같다.
산책이 아닌 등산에 가깝지만 이어지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다.
오히려 사진을 찍으라 정신없을 정도.

이제 목적지에 거의 다 도착한 것 같다.
고사리원과 꽃나리원 둘 중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그냥 지나친다.

홀로 있는 암석원.
보여 줄 건 돌이지만 보고 가시는 게 어떤가요라고 외치는 것 같다.

멧돼지에 이어 뱀 조심 안내판이 있다.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한 곳은 멧돼지고 뱀이고 모두 좋아하나 보다.
생태 체험관

이 통로를 지나왔다면 처음 목적했던 생태 체험관에 도착한다.
애초에 생태 체험관에 들어갈 계획은 없으니 이곳이 반환점이 된다.

동화에 나오는 건물처럼 생겼다.
헨젤과 그레텔이 만난 집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동화 속에서 험한 숲을 해맸는데 배 고픈 상태에서 이런 과자 집을 만나 혹한 것이 이해가 된다.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니라 꽃밭도 있다.
아직은 꽃잎이 살아있다.

그리고 건물 앞에는 외래종처럼 보이지만 토종 개구리 금개구리 (멸종 위기 2급)와 비교적 흔한 청개구리가 있다.
그 옆엔 지구를 들고 있는 조형물, 달팽이, 의자, 나비 등 자연과 하나라는 테마의 조형물이 보인다.

이곳까지 약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생태 체험관 앞 흔들 의자에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내려가기로 한다.

처음 봤던 안내판 보다 색이 바랬다.
색이 변하니 글자도 엄청 오래되어 보인다.
높은 곳일수록 먼저 만든 안내판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근처에 관람객 쉼터가 있다.
쉼터 안에는 먼저 도착한 관람객들의 이야기 소리가 밖에서 들린다.
내부는 어떤지 모르지만 쉬기 좋은 곳인 것 같다.

생태 체험관 뒤로 아직 가지 못한 길이 보인다.
뒤편에는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내려가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늦은 시간이 되어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한다.

앞에 보이는 이 길을 따라가면 다시 처음 왔던 길로 갈 수 있다.
재미없게 아스팔트 길을 따라가지 않고 다시 수목원 길을 통해 내려가기로 한다.
다람쥐 조형물은 볼 때마다 소련 다람쥐 같다.
70~80년대에 볼 수 있을 것 같은 디자인이다.
내려가는 길

달팽이처럼 생긴 건물을 만났다.
드레곤볼의 나메크 성인이 살 것 같은 건물은 화장실이다.

화장실 건물 앞 길을 따라 내려간다.
새 빨간 단풍은 아니지만 서서히 지는 낙엽과 색을 보니 가을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내려오는 길 꽃을 찍어 본다.
꽃잎이 떨어져 완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본모습을 잃은 모습에서 지나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석모도 수목원 총평

석모도 수목원은 등산에 가까운 길을 따라 올라야 한다.
이 점이 문제 되지 않는다면 오르는 내내 만나는 새로운 풍경과 테마가 관람객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앞에는 산이 있고 그 뒤로 바다가 펼쳐진 석모도 수목원.
무료입장이라고 해서 허술할 것 같으나 잘 가꿔진 곳이라 데이트,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석모도 수목원
주소 : 인천 강화군 삼산면 삼산북로449번길 1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