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베델
한 팬의 제보로 급하게 방문을 결정하게 된 알래스카 베델.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베델까지 비행시간만 6시간 30분가량 소요 된다. 게다가 직항도 아니고 앵커리지 공항에서 환승해야 한다.
정리하면 LA 공항 -> 앵커리지 공항 (5시간 30분) -> 베델 마을(1시간). 미국 국내선임에도 우리나라에서 네팔, 인도 갈 때만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LA 공항에서 출발해서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자정이었다. 다음 날 아침 7시즈음 베델로 가는 항공기가 있으므로 남은 시간은 8시간이며 숙소를 간다면 3~4시간 정도 머문 뒤 다시 공항에 와야 하는 시간이다.
문제는 숙소 비용이다. 저렴하면 이용하겠지만 1박에 30만 원이라서 포기한다. 체감상 1시간에 10만 원씩 쓰는 꼴이다. 앵커리지 공항에서 베델까지 항공비가 거의 60만 원이다 (스카이 스캐너 사이트 참고) 여기에 숙소 비용까지 더해지면 이동 비용으로 100만원 가량 소비하는 셈이다.
결국 공항 터미널 의자에서 잠을 자고 아침엔 공항 화장실에서 씻고 베델 행 비행기에 오른다. 신기한 것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는데 계란이나 생필품 등을 가지고 탄다.
이유는 베델의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가능하면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가지고 탄다는 것이다.
베델 공항
버스 터미널처럼 작은 베델 공항은 사람도 거의 없고 날씨도 추워서 그런지 을씨년스럽다. 이곳에서 이동하려면 우버 택시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택시 회사에 전화를 걸면 택시 회사가 가장 가까운 택시를 배차해 주는 방식이다.
다행히 공항에서는 따로 택시를 부를 필요 없이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신기한 점은 택시 기사에게 촬영 협조를 구했을 때 모두 한국인이었다. 두 번의 거절 끝에 세 번째 택시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고 식당을 소개받는다.
장소 : 베델 공항 (Bethel Airport)
주소 : Bethel, AK 99559 미국
Hawaiian BBQ
탑승한 택시 기사에게 식당 추천을 문의하니 베델의 외식 물가는 LA의 3배 정도라는 이야기를 했다. 모든 것을 비행기로 공수(空輸) 해야 와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볼거리도 없고 가격은 비싼 곳이 베델이다 보니 외식을 권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프로그램 취지에 맞게 식당을 방문한다.
한인이 운영하는 하와이 음식 전문 식당. 베델은 한국이 아닐까 할 정도로 한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마을이었다.
이전에 일 하던 직원이 하와이 출신이어서 하와이 음식 메뉴로 결정했다고 하는 사장님. 곽튜브는 메뉴판을 유심히 본 뒤 1인분을 주문한다.
가격은 하와이식 메인 디시 $ 28 (USD), 무스비 $ 7 (USD), 탄산음료 $ 3 (USD) 총 $ 38 (USD)이며 한화로 약 52,850원 (환율 약 1,388원). 팁 제외. 만약 팁을 15% 주었다고 가정하면 $ 5.7 (USD) / 7,911원이 팁이다.
LA였다면 3배 저렴한 가격인 $ 12.66 (USD) / 약 17,581원으로 먹었을지 모르겠다. 팁 15%를 더하면 1.89 (USD) / 2,623원이니 20,204원에 1인분 식사가 가능했을 것이다.
3가지 고기가 한 접시에 나온 하와이식 플래터. 곽튜브는 이 음식을 포함해서 무스비를 먹으며 하와이에서 먹던 맛이라고 평한다. $ 28 (USD) / 38,864원 정도 가격이니 음식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된다.
음식을 다 먹은 뒤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원주민도 그렇고 마트가 가장 가 볼 만한 곳이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이곳에서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촬영을 포기할 수 없는 노릇이다. 택시를 부르고 이동하면서 기사에게 지역 추천을 받고자 한다.
장소 : Hawaiin BBQ
주소 : 431 Ridgecrest Dr, Bethel, AK 99559 미국
Kusko Cab 제임스
알래스카의 택시 회사 중 하나인 Kusko Cab (쿠스코 캡). 아마 이곳에서 가장 큰 택시 회사인 것 같다. 이곳에 전화를 하니 택시 한 대가 도착했는데 한국인이었다.
베델 지역의 명소를 추천받고자 문의했으니 동네도 작고 볼 것이 없다고 하며 동네 한 바퀴 돌면 된다고 한다. 정말 이대로 갈 곳이 없이 끝나는 것일까? 그래도 포기할 수 없으니 택시 기사와 인터뷰를 한다.
이름은 제임스이며 알래스카 베델에서 택시를 운전한 지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대화를 하던 중 계속 들어오는 콜을 처리한다. 택시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하면서 고객이 택시 회사에 전화하면 택시 회사가 디스패치 해 준다고 한다.
여기서 디스패치는 전화가 오면 택시를 손님에게 배치해 준다는 의미의 택시 용어. 예전 우리나라 콜택시 같은 개념이다.
이곳 택시의 특이한 점은 합승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택시 숫자는 정해져 있으나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합승을 해야 효율적으로 배차가 되는 구조다.
이렇게 합승이 가능한 이유가 보통 미터기를 통해 요금을 지불하지만 이곳은 어디를 가건 사람 1명당 $ 8 (USD)를 내는 요금 체계 때문이다. 거리에 따라서 돈을 지불하지 않으니 합승을 해도 불만이 없는 것 같다.
함께 합승한 손님은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 온 승객 3명은 이곳에 10일 동안 머물며 관광을 한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겨울에는 무스 사냥을 하고 여름엔 낚시를 한다고 한다.
10일 동안 지출하는 휴가 비용은 약 10,000 (USD). 약 1,377만 원을 지불하며 이곳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여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어느 여행지나 오지에 갈수록 돈이 비싸게 든다.
수륙양용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관광 상품을 이용하는 이들은 숙소로 이동하는 데 영상을 보니 네모로 친 곳이 숙소이고 빨간색 포인트로 표시된 곳이 비행기를 탑승하는 곳으로 예상되었다.
승객들이 내리고 곽튜브 숙소로 이동하며 이곳 베델 생활과 인터뷰를 한다. 돈벌이는 괜찮다고 한다. 하루에 $ 750 (USD) / 약 100만 원을 벌고 한 달 평균 2,000만 원 수익이 난다. 생활비가 비싸서 800만 원을 사용하고 나면 1,200만 원을 저금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생활환경은 척박하다. 일주일 내내 일하고 있으며 어려움 3가지를 이야기한다.
첫 번째 생필품 공수
모든 것을 비행기로 공수하다 보니 원하는 생필품이 마트에 없을 때가 있다. 그러면 포기하고 다음 비행기를 통해 원하는 생필품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두 번째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일상
하루 종일 일하면 간 곳을 또 가고 계속 가는 일상의 반복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계속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영혼이 피폐해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가 된다고 한다.
마치 영화 트루먼 쇼처럼 같은 사람들을 매일 보고 갔던 곳을 매일 가는 느낌이다.
세 번째 벌레 천국
물과 숲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보니 모기 천국이다. 손님이 택시를 타기 위해 문을 열면 모기 100마리는 기본으로 함께 탑승하고 그보다 더 심각한 해충은 네츠. 살을 파고 들어서 해를 가하기 때문이다.
택시 기사 이름은 제임스인데 알래스카에 와 보고 싶었는데 이곳 베델을 알게 되어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곳에 온 지 일주일 만에 나가려고 했는데 이왕 온 거 버텨보자 해서 지냈던 세월이 10년이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는 처음 정착하기 위해 고생했던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를 듣던 곽튜브는 처음보다 더 친근해진 느낌을 받는다.
저녁 식사 대접을 위해 제임스에게 일정을 문의하니 오히려 제임스가 저녁 식사 초대를 한다. 저녁 식사 약속을 하고 곽튜브는 숙소에서 내린다. 참고로 곽튜브가 머문 숙소의 1박 비용은 65만 원으로 독채를 빌린 것 같다.
한인 커뮤니티
저녁 8시지만 백야로 인해 대낮같이 환하다. 곽튜브는 이곳에서 처음 공항에서 만났던 택시 기사를 포함해서 총 4명의 한인을 만난다. 제임스는 부산 해운대 토박이이며, 노부부는 충청남도 논산이고 다른 한 분은 충청남도 부여 출신이다.
이곳에서 직접 만드신 한식을 맛보며 이들의 생활을 듣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 집 또한 직접 지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한국에서 먼 미국까지 오고 그리고 그곳에서도 알래스카 깊숙이 들어와 정착한 한인들을 보며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해외에서 직장을 혼자 다녔기에 이 마음이 어떤지 이해할 것 같다.
제임스는 내일 일정을 비워두었고 곽튜브는 그와 함께 알래스카 여행을 짧게나마 떠나기로 했다.
Alaska Commercial Company
제임스에게 몰래 아침 식사를 차려 주기 위해 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택시를 부르자 제임스를 만나서 적잖이 당황한 곽튜브. 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둘러대며 마트까지 도착한다.
과연 이곳의 물가는 어느 정도일까? 김치찌개를 만들기 위해 방문한 곽튜브는 마트에서 장을 보기 시작한다.
몇 개 구매하지도 않았는데 11만 원가량 나왔다. 한 끼에 11만 원이면 어떻게 해야 이곳에서 살 수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장소 : Alaska Commercial Company
주소 : 135 Ridgecrest Dr, Bethel, AK 99559 미국
제임스와 여행
우여곡절 끝에 만든 김치찌개. 제임스에게 아침 식사를 대접하고 그와 함께 알래스카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이곳에 10년을 살았지만 여행을 가 본 적이 없는 제임스는 아는 형님(철 리)에게 배를 요청한 뒤 쿠스코큄 강을 따라 형성된 50개의 마을 중 한 곳을 방문하기로 한다.
한국인 사장님과 그의 둘째 아들이 함께 이들을 마중 나왔다. 베델에서 마을까지는 17마일 (약 27km) 떨어진 곳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마을의 낚시터인 피싱 캠프. 낚시가 가능한 시즌 중에 연어를 잡아 훈제해서 판매하거나 겨우 내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곳이다.
피싱 캠프
도착한 피싱 캠프는 전혀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정글 같은 곳에 군데군데 있었다. 그중 한 곳을 방문한다. 캠핑장처럼 생긴 피싱 캠프엔 베델에 돈을 벌러 온 마가렛 부부가 이들을 반긴다. 연어를 훈제로 말려서 판매하기도 하고 저장하기도 하는 일을 한다.
이곳으로 안내한 철 리 선장은 연어 종류에 대해 설명한다. 킹, 청, 레드 연어가 있는데 각 특징이 있다.
레드 :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속 살이 붉은 연어
킹 : 꼬리, 등 쪽에 까만 점이 박혀있으며 고기가 물러서 회로 못 먹는다. 대신 바비큐로 먹으면 최상의 맛이라고 한다.
청에 대해서는 방송에 나오지 않아 모르겠다.
평소에 연어포를 먹지 않던 제임스도 이곳의 연어포 맛을 보더니 김치와 물물 교환 하자는 이야기를 한다. 그동안 이런 여유를 느껴볼 새도 없이 일만 했던 그는 한 템포 쉬어가며 이곳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낀다.
크웨스룩 빌리지
피싱 캠프에서 마가렛 부부와 물물 교환 약속을 끝내고 이들이 향한 목적지는 선장의 동네인 크웨스룩. 이곳은 제법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어서 제대로 된 마을처럼 구색이 갖춰져 있다.
겨울이면 춥고 여름이면 모기와 각 종 해충들이 있고 놀고 즐길 거리 없어 보이는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니 대단하다.
선장의 집으로 초대된 이 둘은 그동안 맛보지 못한 진귀한 음식을 맛본다. 숙성 연어 회, 연어 스테이크, 무스 수육, 고래 껍질, 물개 기름. 이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은 연어뿐인 것 같다.
철 리 선장의 정성과 진귀한 음식에 감동을 받은 곽튜브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이곳을 떠난다.
장소 : Kwethluk
이별
예상치 못했던 만남을 갖은 곽튜브는 제임스. 이 둘은 각자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음에 감사를 하며 베델 공항 앞에서 짧은 포옹을 하고 이별을 한다.
다음 화 예고를 보니 이로써 기사식당 2가 완결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 화에서 더 이상 새로운 여행지 소개가 아닌 그동안 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시즌 3가 제작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각 국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 시즌 2의 장면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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