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숙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휴가철에 숙소 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몰리다 보니 빈 숙소가 많지 않다
그 영향으로 가격이 오르고 예약이 가능한 숙소가 있다 하더라도 가격 대비 만족스럽지 못한 곳이 많다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예약하면 경쟁이 덜 할 것 같다는 생각에 5월 말부터 숙소를 찾기 시작한다
정 안되면 통영 근처라도 숙소를 잡을 생각에 통영의 여러 숙소들을 찾아봤다
숙소 예약 사이트들을 통해 검색해 보고, 이미 통영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펜션, 게스트 하우스, 호텔, 리조트, 모텔 등등 1박을 위해 다양한 곳을 찾아본다
그러나 모두 7월 말 ~ 8월 초에 휴가를 즐기는지 남는 숙소 구하는 것이 2달이 남은 상황인데도 쉽지 않았다
여행 계획상 통영 도착이 저녁이니, 경치가 기가 막힌 숙소를 고르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길 거리를 찾기보다는 깨끗하고, 잠을 잘 잘 수 있는 곳이면 충분했다
가능하면 편션보다는 리조트, 호텔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최대 10만 원 중반 가격으로 찾아보았다
숙소에 들어와서 씻고, 잠자고 다음날 아침에 나갈 텐데 숙소 내에 좋은 시설이 있다고 해도 즐길 수 없다
숙소 내에 도는 근방에 편의점이 있어서 급한 물품은 빠르게 구매할 수 있고, 바닷가에 왔으니 바다가 보이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리조트나 호텔이 좋다고 생각한 이유는 위의 사항들이 충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입지 조건을 중요시해서 지은 건물들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편의 시설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고 찾은 곳은 통영 베이 콘도 호텔
당시 예약 비용은 3인 기준에 144,000원
아고다에서 예매를 했다
2024년 아고다를 통해 7월 중순의 가격을 보니 같은 인원에 특가로 4~5만 원대의 방도 있었다
같은 수준의 방인데 언제 체크인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온돌방
남는 방을 고르니 온돌방이었다
당시에는 오션뷰(Ocean View)도 관심 없었다
바다를 봐야겠다고 하면 경치가 좋은 곳을 찾아가도 되기 때문이다 그저 따뜻한 물 잘 나오고,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시끄럽지 않은 곳이면 되었다
여기에 조금 더 보탠다면 티브이를 보다가 잠을 잘만 한 곳이면 되었다
호텔 주차장에 도착을 했는데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많은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음에도 운이 좋았는지 호텔 입구 부근에 주차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호텔 정문/후문 주차장이 따로 있었는데 호텔 후문 쪽에 주차를 한 것 같다 정문 쪽은 훨씬 많은 차량이 넉넉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서피랑 공원을 갔다 오고 제대로 된 저녁도 못 먹은 터라 힘들었으나 숙소에 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프런트로 향했다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직원의 안내로 예약된 방 열쇠를 받을 수 있었다
호텔 편의 시설을 찾아보진 않았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로비를 둘러보니 이마트 24가 로비에 있어서, 라면을 비롯하여 간단한 음식을 사서 숙소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5층에 위치한 방
내부 인테리어 덕분인지 90년대 수학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문 앞에 도착하여, 문을 열려고 하는데 터치 키도 아니고, 진짜 열쇠를 넣고 열어야 했다 방에 들어가면 문도 자동으로 잠기지 않는다 수동으로 잠가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자동으로 잠기겠다는 생각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방을 잘못 찾은 누군가 문을 벌컥 열 수도 있다
인테리어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사진 찍으려고 온 곳도 아니고 잠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커튼을 열여 젖히니 절반은 맞은 편의 숙소가 보이고, 남은 절반은 바다가 보이는 곳이다
오션뷰라고 해야 할지 숙소 뷰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어차피 눈이 고정될 곳은 바닷가이니 오션뷰라고 해야겠다
벨벳 재질로 보이는 커튼은 오래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았다
온돌방이므로 침대는 없다
인덕션도 없고, 식탁도 없다
냉장고와 커피 포트만 있을 뿐이었다
조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호텔이라서 조리가 불가능한 곳이므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생각은 접어야 한다
식탁이 없으니 음식도 바닥에서 먹어야 한다
이쯤 되니 호텔이 아닌 원룸 자취방 같은 생각이 든다
화장실 & 샤워실
1회용 칫솔, 치약, 면도기 등은 없었다
미리 준비하지 않았을 시, 로비의 이마트 24에서 구매하면 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미리 준비하면 좋다
1회 용품이 없는 대신 다회용으로 사용 가능한 대용량의 샴푸, 린스, 보디워시 정도가 있다 비누는 없었고 폼 형식의 클렌저가 있었다
단점이라면, 세면대의 수전이 거울과 닿아서 물을 틀기 위해 무심코 수전을 위로 올리면 거울을 깨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했다
인테리어를 한 업체에서 이걸 계산하지 않았고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서운했다
비데는 없었으나 제일 큰 장점은 수압이 세다는 것 하나였다
에어컨도 잘 나오고, 방음도 이 정도면 충분했다
미니멀리즘에 맞는 숙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요약하면,
장점 : 편의성, 접근성, 에어컨 작동, 수압
단점 : 인테리어, 수도 위치, 조리 시설 및 식탁 없음
성수기가 아니라면 4~5만 원 대의 방이 있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이마저도 이 가격으로 얻을 수 없는 숙소였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클래식엔 클래식으로
원래 가려던 통영 맛집이라고 했던 식당은 오후 7시 30분임에도 영업이 끝나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체크인하면서 로비에 있는 이마트 24에서 뜨거운 물만 있으면,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조리 음식을 구매하고, 추가로 배달 앱을 통해 치킨을 주문했다
상호 : 처갓집양념치킨 봉평점
주소 : 경상남도 통영시 도남동 364 1호
전화번호 : 055-644-9290
당시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처갓집 양념치킨 중, 양념 반 프라이드 반을 주문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처갓집 양념 통닭 이름은 남아있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회사의 소유권이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옛날에 먹었던 맛을 다시 맛보고 싶어도 그때 그 맛은 아니다
배달 앱으로 주문 시, 남기는 말에 “숙소 로비에 이마트 24가 있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남기면, 라이더 분께서 헷갈리지 않고 한 번에 배달을 오신다
지금이야 프랜차이즈 치킨이 많지만 90년대는 페리카나, 멕시칸 치킨, 처갓집 양념 통닭이 3대 치킨 프랜차이즈였다
그 외에 스모프 양념 통닭, 사또 치킨 등이 있었지만
위의 치킨만큼 기억에 남진 않는다
요즘에는 치킨 맛을 고를 때 어떤 프라이드, 무슨 양념이라고 다양한 맛이 있는데, 예전에는 둘 중 하나였다
양념이냐 프라이드냐
요즘은 다양한 맛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클래식만 한 게 없다
처갓집 양념 통닭에서 둘 다 맛보고 싶은 마음에 양념 치킨과 프라이드치킨을 반반 주문했다
이전과 같은 90년대 기억이 떠 오르는 건 아니지만,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허기진 것도 있지만, 클래식한 느낌의 숙소와 그때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브랜드 음식이라 딱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한 마리를 주문했는데도 500ml 콜라도 함께 들어있으니, 푸짐하다는 생각이 든다
먹음직스럽게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음식을 앞에 두고 사진을 찍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사진이 있어야 하니 재빠르게 사진을 찍는다
다음 날 아침
커튼을 젖히자 바다와 반대편 숙소의 모습이 보인다
바다가 보이는 곳을 보니, 저 멀리 공주 섬과 배를 수리하는 곳으로 보이는 장소가 보인다
저곳으로 배를 끌어올리고, 수리가 끝나면 다시 바다로 슬라이딩하는 것 같다 그것을 진수식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모습을 본다면 장관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일반 해변만 봐도 바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특별한 구조물을 보니 그 느낌이 새롭다
공주 섬 뒤로 1시 방향에 목적지 중 한 곳인 세병관이 보인다 바다 색깔은 새파란 색은 아니지만, 짠 내음이 나는 걸 보니 색깔에 관계없이 바다에 왔다는 새로운 감정이 생긴다
어제는 내려오는 내내 비가 왔고, 오늘도 간간이 비 소식이 있었고, 강풍 예보도 있었다
아침에 하늘을 보니, 흐리기만 할 뿐 큰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강풍이 있다면 원래 계획한 일정을 수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