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안세영 경기를 처음 본 때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이었다. 경기 중 무릎 부상당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해서 결국 우승한 선수로 기억하고 있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안세영에 대해 알아보니 2021년 도쿄 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다.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의 상대는 세계 랭킹 2위인 중국의 천위페이.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8강에서 만나던 두 사람의 경기에서 안세영은 패배했었다.
이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만났다. 이 경기가 안세영이 무릎 부상을 입은 경기다.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과 세계 랭킹 2위인 천위페이는 라이벌 답게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이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입은 안세영은 임시방편으로 응급 처치를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포기하거나 패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부상을 참아가며 결국 승리를 따냈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에서 우승했던 방수현의 뒤를 이어 29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 리스트가 되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얻어낸 금메달은 본인에게도 기쁨이지만 한국 배드민턴의 위상을 높여 주었다. 그리고 약 1년 뒤 2024년 8월 5일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은 세계 랭킹 9위인 중국의 허빙자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메이저 대회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2024년 8월 기준으로 만 22세의 나이에 국제 대회를 모두 우승하며 대대적인 성과를 거둔다. 여기까지만 보면 국제 대회를 휩쓴 배드민턴 여제로 보인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 이후 그녀는 작심 발언을 하며 대중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린다.
안세영의 상황
올림픽 메달 획득 이후 인터뷰에서 그 동안 한국 배드민턴 협회와 갈등이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갈등이 깊어진 시기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을 때로 돌아간다.
당시엔 가벼운 부상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아무래도 상태가 안 좋아서 재검을 받아보니 단기간에 회복될 상황이 아니었다.
이 시기에 협회에서 대처한 상황이 실망스러웠다. 가벼운 부상으로 알고 부상당한 채 아시안 게임 이후 약 2달 뒤인 11월 배드민턴 2023 쿠마모토 마스터즈 대회에 복귀전 명목으로 출전하고 12월에는 월드투어 파이널에도 출전했다.
재검 후 휴식을 요청했으나 각 종 대회에 강제로 출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부상 당한 무릎으로 쉬지 못하고 2024년 6월 싱가포르 오픈까지 치러야 했다.
안세영의 요청은 부상 회복에 전념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으나 협회에서는 대회 출전을 강행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단식 외에 복식도 출전을 지시했는데 출전하지 않을 시 선수 자격 박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땄을 이 시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기에 용기 내어 현재 상황을 알렸다.
현재 협회가 내놓은 의견은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안세영 선수를 위해 ‘한의사를 따로 붙여 주는 의료 지원했으나 선수는 부족하다고 느낀 것 같다.’라는 의견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파리에서 귀국하는 8월 7일에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해야 할 시기에 협회와의 갈등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니 인생에서 가장 좋을 시기에 가장 힘든 싸움을 해야 하는 셈이다.
문화 체육 관광부 조사
안세영은 특권을 요청한 것도 아니고 협회를 고발한 것이 아니다. 단지 선수 보호를 위해 힘써 달라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문화 체육 관광부에서 8월 6일 보도 자료를 내고 배드민턴 협회를 조사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사실 관계를 조사해서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문제가 있었다면 선수와 협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라게 된다. 선수 관리를 위해 전반적으로 검토 해 본다고 하니 선수 한명의 외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모두가 만족하는 해결책이 나오기를 바란다.
안세영의 용기
안세영은 선수로 볼 때 모든 것을 이룬 선수다.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다면 다른 선수들이 넘기 어려운 기록들을 세워 나갈지도 모른다. 또는 은퇴해도 아쉬울 것이 없을 수도 있다. 세계 랭킹 1위이고 금메달은 하늘이 내린다고 하는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만약 은퇴를 한다면 지금까지 협회와의 갈등은 묻어둔 채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될 후배들과 현역 선수들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의 선봉에 섰다.
배드민턴에 인생을 건 선수들이 배드민턴에만 집중해서 후회 없는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을 통해 고쳐져야 할 점이 있다면 고쳐져서 지금까지 문제 되었던 것들이 더 이상 문제 되지 않기를 바란다. 문제는 항상 발생하는데 어떻게 해결되느냐가 중요하다. 그 동안 몸과 마음 고생이 많았던 그녀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다시 한번 축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