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에스버드
여자 농구 (WKBL)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22년 인천 도원 체육관으로 직관을 갔을 때였다. 인천 연고지인 신한은행 에스버드 팀과 청주가 연고지인 KB 스타즈의 개막전 경기였다.
경기를 보러 갔지만 선수들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었기에 큰 기대와 관심이 없었다. 프로 선수들이 하는 겨울 스포츠를 보러 간다는 정도의 생각이 다였던 것 같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있어서 좋은 날이지만 다소 간소한 행사로 시작된 2022-2023 개막전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이미 응원하는 구단은 물론 특정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도 많았다.
우리나라 여자 농구 인기가 없다고 생각 되었는데 현장은 생각 이상으로 뜨거운 열기였다. 티브이에서는 볼 수 없는 선수들의 경기 전 몸 푸는 모습. 40분 경기를 위해 슛 연습을 하며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
여자 농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현장에 오면 팬이 될 것 같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열기가 뜨겁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스포츠였다.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그 해 여자 농구를 거의 빠짐없이 보게 되었고 2024-2025 시즌도 전 구단의 경기를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 여자 농구 구단은 6개 구단이 있지만 그중 처음 직관을 갔던 신한은행 홈경기를 처음부터 보니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구단이었다.
신한 에스버드 팀은 그동안 우승 경력도 꽤 있던 팀인 전통 강호의 팀이었으나 최근 몇 년 새엔 정규리그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2024-25 시즌을 준비하며 왕조 시절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각 구단의 프랜차이즈 선수라 불릴 수 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기에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다.
작년까지 부천 하나은행에서 뛰었던 신지현 (가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신이슬 (가드), 아산 우리은행 최이샘 (포워드). 국가 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고 각 팀에서 내놓으라 하는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여기에 2024-25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제일 교포 출신인 홍유순 (센터)을 영입하며 부족했던 센터 자리도 채웠다. 아시아 쿼터제를 통해 일본 국가 대표 출신 포워드 타니무라 리카 선수까지 영입을 하며 대표 선수인 김 소니아의 빈자리를 메꿔주었다.
그러나 기대가 컸을까? 아니면 각 구단의 스타 선수들만 모여서일까?
개막 후 3 경기 동안 신한 은행은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3 연패 중이다.
분주하게 경기가 진행되었으며 생각보다 시원한 공격이 나오지 않고 턴 오버가 자주 발생되었다. 공격 해 보지도 못하고 잃은 점수가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
스타 선수들로 구성되었지만 짜임새가 없어서인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주를 이뤄서인 호흡을 맞추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했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던 중인데 갑작스레 구나단 감독이 건강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한 신문기사를 보니 지난 5월부터 건강 문제가 있었으나 최근 건강이 악화되어 더 이상 지휘봉을 잡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 많아 새로운 신한 에스버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3 경기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게 된 것이다.
구나단 감독은 2019년 신한은행 코치로 부임한 뒤 2021년 감독 대행을 하며 팀을 3위로 올려 플레이 오프 진출을 하며 2022년부터 정식 감독이 되었다.
이제 그만의 팀 컬러를 입혀 새롭게 도약하려는 시점에 그의 건강 이상으로 인한 하차는 아쉽다. 대대적인 리빌딩을 이룬 만큼 이번 시즌은 좋은 결과를 보여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구체적인 병명은 기사화되진 않았지만 증상을 이야기한 신문기사를 보면 스트레스로 인한 병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몸의 일부에 마비 증상이 있다고 하는 걸 보니 물리적인 부상이 아닌 몸의 신경 혹은 다른 기관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신한 에스버드의 왕조 시절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시즌이 시작되고 팀에 집중하려다 보니 지난 5월부터 야기 되었던 건강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구나단 감독 개인적으로도 신한 에스버드 팀적으로도 상당히 아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리빌딩 해서 날아 오르려 했는데 건강이 그의 발목을 붙잡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팬들의 기대 만큼 구나단 감독도 올 시즌 기대가 컸을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지휘봉을 내려 놓게 되면서 그가 다져 놓은 초석을 이어 받을 이시준 코치가 감독 대행이 이끄는 신한은행 에스버드를 보게 되었다.
팬들과 선수 모두 구나단 감독 대신해서 이시준 감독 대행이 팀을 잘 이끌어 주길 바라고 어수선한 팀 분위기겠지만 하루빨리 팀 분위기를 추스리고 구나단 감독이 건강을 회복해서 신한은행 에스버드 감독으로 복귀하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