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맛집 옥산장
강원도 정선을 여행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코스는 맛집을 찾아 가는 것이다.
먹는 것에 목숨 건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속담을 생각 해 보자.
배 고프면 눈에 들어오는 게 없다.
그러나 아무 음식이나 배 부르게 먹을 수 없다.
그러므로 맛집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어야 배가 부르고 구경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의식의 흐름이 흘러가니 맛집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 없는 특별한 메뉴를 먹는 게 아니라 익숙하지만 맛있게 만드는 메뉴를 먹기 위해 맛집을 찾아 본다.
여러 메뉴들이 있고 식당이 있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 온 한 식당이 있으니 옥산장 돌과 이야기.
이 식당은 찾아 본 다른 식당과 달리 사연이 있는 식당이었다.
그 이야기는 유홍준 교수가 2023년에 출간한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국내 편 중 선별하고 선별한 장소만 모아둔 책에도 소개되어 있다.
한권으로 읽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아는 만큼 보인다 – [ 링크 ]
이 시리즈는 총 17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국내편은 10권이다.
10권 중 한국미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국의 명작과 명소를 다룬 글을 가려 뽑아 한 권으로 만들어 출간한 책에도 옥산장 이야기는 포함되어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의 이야기는 책 116페이지에서 118페이지에 기록되어 있었다.
이야기는 유홍준 교수가 두 번의 아우라지 강의 답사 때 묵었던 옥산장 여관에서 시작된다.
유홍준 교수 답사팀이 여관에 묵을 때 밤참으로 시루떡 한 말에 식혜를 한 동이 해서 내 오신 주인 아주머니.
사람 대하는 정이 이토록 극진하여 답사팁 회식 자리에 모셔 함께 이야기 했다.
이 때 주인 아주머니의 첫인상부터 살아온 세월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답사팀은 그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그러던 중 답사 전 엄마와 싸우고 왔다는 여성 회원이 그날 밤 엄마에게 당장 전화를 걸어 잘못했다고 빌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머니의 소중함을 알게 된게 아닐까 생각 된다.
책에 쓰여진 이야기를 요약 하면 주인 아주머니는 결혼 후 앞 못 보는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교사인 남편의 봉급으로 아이들 교육 시키기 어려워 별의별 품을 다 팔고 나중엔 여관을 지어 두 애들을 모두 대학까지 보내고 큰애는 장가 보내 서울에 집도 마련 해 주었다는 이야기다.
단 몇 줄로 요약했으니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시절에는 다 그랬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이 전해 주는 이야기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는 무엇인가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옥산장에 왜 돌 이야기가 덧 붙여졌는지 알 수 있다.
주인 아주머니는 속상한 일이 있으면 강가에 나가 돌을 만지는 습관이 되었다고 한다.
조합 융자가 안 나와 강가에 갔다가 주운 것이 학이 알을 낳는 형상.
빚을 못 갚아 막막하여 강가에 서성이다 주운 것이 명상하는 스님.
손님이 하나도 없어 속상해서 강가에 나아가서는 호랑이와 삼신산.
그 시절 눈 앞이 캄캄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마음으로 나간 강가에서 주운 돌들은 옥산장 내에 전시 되어 있다.
지금은 정선을 대표하는 맛집 중 한 식당이 되었다.
KTX 여행 상품에 옥산장이 포함되어 있고 우리에겐 김두한, 궁예로 알려진 배우 김영철의 한 바퀴 (2020년 5월 9일 방영)에도 나온 식당이다.
그 외에 중소기업벤처부에서 백 년 가게에 선정되고 2022년엔 블루리본 등 맛집이라면 빠질 수 없는 인증서와 방송 출연 및 연예인 사인 등이 즐비한 식당이다.
옥산장 내부
점심 시간이 조금 넘은 시간에 방문한 옥산장.
식당을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주차된 차들도 많았다.
옥산장은 전용 주차장이 있지만 공간이 협소해서 차량 4~5대 정도만 주차가 가능했다.
어떻게 주차 해야 하나 하고 찾아 보니 옥산장 건물 담장에 붙여서 주차가 가능한 안내문을 확인했다.

옥산장 돌과 이야기 (옥산장)는 여관과 식당이 한 터에 있었다.
건물은 별개이지만 옥산장 정문으로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이 여관이며 조금 더 안으로 들어오면 식당이 있다.
한옥 모양의 건물인 식당으로 들어갈 땐 신발을 벗어야 한다.
이 지역 대부분의 식당이 그렇듯 외국인 종업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지 나중에 고국으로 돌아갈지 모른다.
하지만 낯선 땅에 와서 한국어를 하고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해외에서 일을 한다면 이와 같은 모습으로 비춰질 것 같다.
식당 내 주문은 간단했다.
“몇 명 이세요?”
“세 명이요.”
식사 인원을 말하면 주문 끝이다.
메뉴가 곤드레 한정식 하나이기 때문이다.
메뉴판에는 닭볶음탕, 황기 백숙 등이 있지만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예약 없이 찾아온 손님은 곤드레 한정식을 먹기 위해 온 것과 다름없다.

기둥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유명인들의 사인.
한두 명이 아니며 각계각층의 유명인들의 사인과 멘트를 보며 음식을 기다린다.
옥산장 곤드레 한정식
주문하고 잠시 뒤 밑반찬이 하나둘씩 식탁의 가장자리부터 채우기 시작한다.

감자조림, 도라지, 콩나물을 시작으로 제자리가 있는 듯 식탁의 가장자리부터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경계를 만드는 것 같았다.

뒤 이어 제철 나물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반찬을 보니 곤드레 밥에 추가로 넣어서 비벼서 먹으면 좋을 같단 생각이 든다.
서양 음식으로 보면 토핑 추가 같은 느낌이다.

뒤 이어 나오는 반찬들은 깍두기, 열무김치, 오이고추, 호박 등등 익숙한 반찬들이 채워진다.
하나씩 맛보더라도 10가지가 넘는 반찬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기에 생활의 달인에서 나오는 단골 멘트가 저절로 생각난다.
” 여기서 끝이 아니다.”

메인 메뉴인 곤드레 밥과 함께 된장국이 함께 나왔다.
밥만 먹으면 다소 심심할 수 있으니 된장국이 어울리다는 생각이 든다.
밥은 찰밥처럼 한 덩어리로 보인다.
상차림은 마치 퍼즐을 조립하듯 순차적으로 미리 정해 놓은 위치에 채워지고 있다.

식탁 가장자리부터 채워나가는 밑반찬들이었지만 이제는 식탁 중심의 빈 공간을 하나씩 채워나간다.
중심을 채우는 걸 보면 메인 반찬이라는 생각이다.
샐러드 (일명 사라다)를 비롯해 도토리묵, 감자떡이 자리를 차지한다.
특별한 점은 샐러드 내에 사과가 들어있다.
대부분 이와 같은 스타일의 샐러드에는 과일이 없는데 사과가 들어있으니 식감도 좋고 보기에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채워지는 화룡정점의 밑반찬들.
도라지 무침, 소불고기, 두부조림, 메밀 전, 추석이라 특별히 나온 송편 등이 남은 자릴 채웠다.
한 상을 보니 전라도 음식이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강원도 옥산장도 그에 못지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평
강원도를 대표하는 감자, 메밀을 기반으로 만든 음식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평소 강원도 전통 음식이 낯선 사람들이라고 해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음식의 맛은 자극적이어서 맛있는 맛이라기보다는 무난히 다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특별히 강원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심심하면서도 부담 없는 간이므로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과 방문해 식사를 한다면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옥산장 돌과 이야기
주소 : 강원 정선군 여량면 여량3길 79
옥산장 돌과 이야기 홈페이지 –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