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역 뽐모도로
광화문은 서울의 중심이다. 유명한 곳이다 보니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규현의 광화문에서 등 광화문을 배경으로 한 노래 제목과 노래 가사 등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노래와 인지도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서울에서 출발한다고 가정하면 기준이 광화문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곳이란 뜻이다.
이곳엔 세종문화회관, 청와대, 경복궁, 삼청동 등 행정 기관과 유적지 그리고 관광지가 한데 모여있는 특이한 지역이다. 특별히 광화문의 수문장 교대식은 조선 시대로 돌아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피스 타운 같으면서도 관광지 같다. 그로 인해 직장인부터 관광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곳에 많은 상점 중 기본적으로 많은 상점은 식당이다. 옛 서울과 지금의 서울의 역사를 잇는 전통 있는 식당도 있고 빠르게 식사를 해야 하는 직장인을 상대로 하는 곳도 있고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도 있다.
그중 오랫동안 자릴 지켜 온 식당 중 하나는 뽐모도로.
광화문에 스파게티 먹으러 온다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그리고 한번 방문했다가 많은 사람들이 단골이 되는 식당이다. 식사 시간이 한창일 때 뽐모도를 방문하면 식당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 다음에 방문한다면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을 찾아가게 된다.
기다리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이유는 음식이 맛있는 것도 있지만 빠른 순환율이 손님의 만족도를 높여 준다. 기다리는 동안 줄 서 있는 사람들에게 메뉴판을 준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정하게 도와주며 입장한 뒤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주문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식당을 방문한 손님도 좋고 메뉴 주문 시간을 단축하고 식당 순환율을 높일 수 있어서 주인에게도 좋은 시스템이다.
식당 내부
뽐모도로의 특이한 점은 중 하나는 인테리어다. 이탈리아 식당이라고 하면 그럴듯한 인테리어와 조명이 생각나는데 뽐모도로는 김밥천국처럼 순환율에 중점을 둔 인테리어다.
공간은 협소지만 2인용 식탁을 다수 배치하여 많은 사람들이 빨리 먹고 나갈 수 있도록 주문부터 식탁 배치까지 모두 최적화를 해 둔 것 같다.
식당 벽에는 그 동안 방문했던 유명인들의 사인과 메시지가 함께 적혀있다. 지금은 티브이나 미디어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들도 있고 아직도 현역으로 왕성히 활동하는 사람. 고인이 된 사람 등 우리나라에서 이름 알린 사람들의 역사가 벽면을 가득히 채우고 있다.
식탁마다 메뉴판이 놓여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펼쳐보고 주문했을 메뉴판. 이 날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방문해서 식탁에서 메뉴판을 만날 수 있었다.
사람이 많을 때는 식당 밖에서 기다리면서 메뉴판을 봐야 한다.
언제가 마지막 방문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그때는 없었던 메뉴판에 인스타그램 주소가 보인다. 음식 가격은 물가에 따라 가격이 오른 것이 보인다. 주문할 때 메뉴 이름이 길기 때문에 메뉴 설명을 본 뒤 번호로 주문하면 된다.
제일 많이 주문했던 메뉴는 9번 Spaghetti Con Filetto di Manzo (with bell Pepper, Mushroom, beef and Tomato sauce) 야채와 소고기를 볶은 토마토소스의 스파게티(토마토소스) ※ 소고기: 미국산.
그 외의 음식도 맛있지만 좋아하는 토마토 소스에 소고기가 들어가다 보니 계속 고르게 된다. 토마토 미트 소스 스파게티 또는 뽀모도로 (토마토) 이름의 토마토 스파게티가 다른 식당에 있지만 이곳만 못하다.
같은 토마토 소스로 스파게티를 만들어도 그 외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맛이 다르다.
식사 세팅
메뉴를 보고 주문한 뒤 식사에 필요한 세팅이 시작된다. 물이 채워진 물컵. 물 컵이 비워지면 더 달라고 요청하면 되고 만약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도 서빙하시는 분들이 주기적으로 확인 후 채워주시기도 한다.
수저와 포크. 이탈리아 식당인 만큼 젓가락보다는 서구식 식사에 맞는 식기가 준비된다. 함께 있는 냅킨은 크기가 커서 무릎에 올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식사 중간중간 입가를 닦아도 식사 하는 동안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오이 피클과 할라피뇨. 식사 도중 요청하면 채워 주시는 밑반찬이다. 우스개 소리로 할라피뇨는 먹지만 고추 절임은 못 먹어요라는 말이 있는데 이름만 외국식이지 주재료와 조리법이 같기 때문에 그게 그 음식이다.
음식이 나오다
창 밖은 언제 무더위가 있었냐는 듯이 높고 푸른 하늘을 보여 준다. 아직 기온은 여름이지만 이제 여름의 기세가 꺾이고 가을이 찾아오는 것 같다.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볼 날이 서울에서 몇 번이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계절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뿌연 하늘이 당연했던 것 같다. 봄과 겨울이면 미세먼지와 황사. 여름에도 장마 기간이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맑은 하늘을 볼 수 없다. 짧은 가을에 잠시 보는 새파란 하늘.
이제 햇살도 점점 가을 햇살처럼 바뀌는 것 같다. 실제로 몇 달 뒤면 패딩을 입어도 추운 겨울이 찾아온다. 그러면 또 따뜻한 봄을 기다릴 텐데 가장 좋은 것은 지금의 계절을 만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불만만 생기기 때문이다. 더우면 추운 날을 찾고 추우면 더운 날을 찾으니 만족이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주문했던 음식이 나왔다. 오래간만에 방문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토마토소스가 좀 되게 느껴졌다. 조금 과장하면 볶음면일 때의 소스처럼 보인다. 이전에는 조금 더 묽었던 느낌인데 솔직한 마음으론 오늘 소스 상태는 실망스러웠다.
너무 묽어도 문제지만 너무 걸쭉해도 문제다. 그 적당한 비율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적당한 농도의 소스는 수저가 아닌 포크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이면서도 짜지 않아서 소스만 먹어도 맛있다고 생각될 정도다. 소스가 걸쭉한 덕에 평소보다 조금 더 짜게 느껴진다.
그리고 메인 재료 중 하나인 소고기는 먹었을 때 냉장고에 조금 더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조리 탓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전에 먹었을 때 소고기의 맛에서 고기 맛 외에 다른 맛이 없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
뽐모도로의 장점 중 하나는 스파게티 양이다. 이전에는 혼자 먹기도 많다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양이었는데 양이 줄은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조금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약 1.5인분을 먹는 느낌인데 배가 고팠던 건지 아니면 정말 면의 양이 줄었던 것인지 모르지만 면의 양이 아쉬웠다.
다른 식당의 스파게티 보다 많은 양일 수 있지만 이전의 양과 다른 느낌이었다.
대체 불가
훌륭한 이탈리아 식당을 찾아다니면 더 높은 품질의 음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 가격에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맛과 넉넉한 양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별한 맛과 푸짐한 양 그리고 빠른 순환율이 매력적이라 자주 방문했던 뽐모도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만큼 그 맛이 매력적이다.
장소 : 광화문 뽐모도로
주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9길 19-1 일선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