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해상 케이블카
여수 돌산대교 근처에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탑승하는 여수 해상 케이블카가 있다.
여수에 방문한다면 한 번쯤은 타 보게 되는 명물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구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여수 바다를 하늘에서 본다는 상징성과 오동도를 관광하러 갈 때 탑승하는 케이블카다.
이전 통영 여행 때 언급했듯이 낮 바다는 통영의 강구안이 멋지고, 밤바다는 여수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케이블카를 밤에 탄다면,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를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겠다.
이 날은 8월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었다.
8월 초라서 태풍도 오고, 장마도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라 대기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비가 오더라도 케이블카 운행에 큰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바람이다.
높은 바다 위를 케이블 하나에 의지해서 운행하기 때문에 기준치 이상의 바람이 불면 케이블 카가 좌우로 흔들린다.
원래 이렇게 만들어진 놀이 기구는 흔들리더라도 정상작동하는 것이지만, 케이블카는 흔들리라고 만든 게 아니므로 흔들림이 생기면,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준치 이내에 허용된 바람 세기여서 케이블카는 정상 운행되었다.
문제라면 바람에 따라서 좌우로 흔들린다는 것이다.
여수 돌산 케이블카는 캐빈마다 블루투스 번호가 있다.
탑승한 케이블카 캐빈의 블루투스 번호가 여수-01로 안내되어 있다.
이때, 휴대폰에서 블루투스를 검색하고 해당 기기 번호를 클릭 후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케이블카의 스피커와 휴대폰이 연결된다.
그렇게 되면 휴대폰으로 음악을 재생하면, 케이블카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마치 자동차와 휴대폰을 연결했을 때의 효과와 같다.
1년 전에는 이런 기능이 없던 거 같은데, 언제부터 인지 케이블카에 기능을 더 한 것 같다.
아래는 하멜 표류기로 유명한 하멜 등대가 보인다.
우체통처럼 빨간색을 유지한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동도를 바라보다
흐린 날과 바람 덕에 덥지 않게 케이블카를 타고 반대편으로 넘어왔다.
바람이 불어서 흔들흔들해서 쫄리던 기억만 제외하면 괜찮았다.
케이블카에서 하차하면, 고민하게 된다.
앞에 보이는 파란색 다리를 건너 아래로 내려간 뒤, 방파제를 따라 오동도를 갈까? 또는 다시 돌아가야 하나?
케이블카를 탑승한 것으로만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오동도 앞을 오는 교통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라면 더 아까운 금액이고, 여수 바다 위를 지나 왔다는 것으로 생각하기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기엔 뭔가 허전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첫 방문이라면 오동도를 방문하든지 오동도 앞에 있는 모터보트를 이용하든지 해서 추억 하나를 남기면 좋다.
그러나 이미 모터보트를 체험해 봤기 때문에 다시 이용하고 싶은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오동도를 들어가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면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동도까지 갔다 오면 체력에 영향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년보다는 흐린 날씨로 인해 햇빛이 뜨겁지 않았지만, 눈으로 바라 보기만 하고 다시 돌아가기로 한다.
거의 곧바로 케이블카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아쉽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면 아까 보다 바람이 많이 불었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는 전보다 더 흔들거렸고 바람이 부는 날엔 케이블카를 멀리해야겠다는 다짐을 굳게 만들었다.
장소 : 여수 해상 케이블카 (놀아 정류장)
주소 :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돌산로 3600-1
여수 당머리
당머리 지명은 장군도 건너편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그 지형이 꼭 닭 머리 모양으로 닮아서 당집 머리라 했다.
마을 입구이자 바다 끝에 이순신 장군을 주신으로 한 영당이 위치해 있어서 이 둘을 합쳐 당머리 라고 했다고 한다.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이 지명은 이순신 장군의 영당 위치와 합쳐져 지금까지 그 지명을 부르고 있다.
이 영당에서는 어부들이 어업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굿이 열리곤 했다.
바다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는 장소로 여겨지는 것 같다.
잠시 바라보는 것은 좋지만 발 디딜 곳 없는 망망대해 위에서 어업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머리첫집
여름이 되면 보양식을 찾기 마련이다.
예전보다 더위를 피할 방법이 많아서, 더위 먹는 일은 적어졌지만 무더운 날과 장마를 겪다 보면 몸이 축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보양식이 있는데, 여수에서는 장어 요리가 대표 보양식으로 이야기된다.
여러 조리 방법이 있지만 장어를 샤부샤부로 먹는 것이 유명하다.
이 음식을 하모 샤부샤부로 부른다.
하모란?
일본어로 갯장어(참장어)라는 뜻이다.
유명한 요리이다 보니, 여름에 여수를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요리를 맛보곤 한다.
각종 미디어, SNS 등에서 음식점을 검색해 보고, 여수에 살고 지인에게까지 문의했다.
그런데 지인의 이야기가 여수 사람들은 하모 안 먹는다고 한다.
전주 사람들이 비빔밥 안 사먹는 것과 같은 건가?
하모 샤부샤부가 유명하다는 것은 관광객들이 만들어낸 괴담에 불과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기엔 장어가 보양식 아닌가?
왜 안 먹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먹기로 작정했으므로 여러 음식점을 찾아봤다.
같은 재료라고 해도 음식점마다 특별한 조리법을 자신하고 있었다.
지인에게 다시 하모에 대해 물어보니 상향 평준화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거의 다 비슷한 맛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그냥 경치 좋은 데서 먹는 걸 추천했다.
이걸 보면 지역 주민이 관광객 보다 지역에 대해 더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관광객이 잘못된 정보를 가득 채워서 더 많이 아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확률도 있지만, 현지인보다 그 지역에 대해 관심을 더 갖고 정보를 찾아보는 것 같다.
여행 왔는데 이곳에 사는 현지인들처럼 일상을 지내다 갈 수 없으니 어디를 가야 좋을지 찾아보기 때문이다.
여수 지인은 어디를 가도 다 맛있다는 의견이 있으니, 경치 좋은 곳에서 먹는 걸 추천했다.
현지인 다운 답이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놀러 온 관광객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여러 장소와 지식을 갖추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여수 지인의 답이 이해 돈다.
그래도 관광객의 입장이니 현지인들은 뻔해서 가지 않거나 관심 없어 하지 않는 일을 한다.
그중에 하나는 하모 샤부샤부 먹는 것이다. 그래서 찾은 음식점이 당머리첫집.
당머리 지역을 가면 샤부샤부 음식점이 늘어서 있다.
유명 음식이 있으면 하나의 거리가 형성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중 방문하기로 한 당머리첫집의 유래는 간단했다.
당머리가 닭 머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만들어진 지명과 같은 단순함이다.
이곳에 있는 당머리 샤부샤부 음식점들 중 입구에 있는 가장 처음의 음식점이라서 당머리첫집이라고 한다.
상차림
2022년 기준으로 가격을 보면, 여수 당머리첫집 하모 샤부샤부 (대) – 120,000원이다.
주문을 마치자 뒤이어 하모 샤부샤부와 함께 먹는 쌈 재료와 각 종 밑반찬들이 나왔다.
무엇을 먹어도, 맛있는 밑반찬이었다.
누군가 이야기 하길 설렁탕 집들도 맛의 상향 평준화가 되어서 그 맛이 비슷비슷하다고 했다.
그래서 맛집을 가르는 승부처는 밑반찬이라고 했는데, 그 원리로 보면 이곳은 맛집이다.
다른 샤브샤브 음식점은 안 가봤다. 그래서 다른 음식점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이곳은 직원분이 먹는 법을 설명해 준다.
하모 샤브샤브 먹는 법
육수가 끓으면, 장어를 넣고,10초 정도 뒤에 장어가 뜨거운 육수로 인해 말리면, 건져서 각종 쌈 혹은 양념장과 영념 소스와 함께 먹는 것이다.
그 사이에 함께 나온 단호박을 육수에 넣어서, 익으면 중간중간 먹으면 된다.
위의 양념장 (막장)을 하모와 함께 먹는데, 막장과 함께 몸에 열을 주는 재료들이 가득차 있다. 앞접시가 있어서 각 종 재료들과 함께 쌈으로 먹기 편리했다.
밑반찬으로 편육도 나오고, 황도도 나온다.
한마디로 산해진미를 먹는 것 같았다.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는 여수 바다.
식사를 하다 보니 세찬 빗소리가 들린다.
마치 화장실이 급했던 사람이 참고 또 참다가 마침내 시원하게 볼일을 보는 것처럼 강력한 빗줄기다.
식당에 조금만 늦게 들어왔어도 거세게 내리는 소나기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곱게 내리는 비가 아니라 빗줄기가 창문을 때리고 세찬 들릴 정도니 말이다.
이처럼 흐린 날과 맑은 날이 뒤섞이는 여름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하모 등장
기다리던 하모가 나왔다.
먹기 편하게 가시는 모두 발라져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가시가 있는 생선이므로 소고기처럼 모든 부위가 매끄럽다.
먹다 보면 장어에 뭔가 딱딱하고 까칠한 게 있었다.
가시는 아닌 것 같은데, 뼈가 붙어있던 위치의 살인지 남은 잔가시인지 모르지만 먹을 때 유의해야 한다. 아니면 과감하게 씹어 먹는 것어도 될 것 같다.
함께 나온 소고기 차돌박이.
하모 샤브샤브가 맛있지만 한가지 맛만 계속 먹다 보면 질릴 수 있다.
그래서 함께 나온 소고기 차돌박이가 입맛을 정화 시키고, 다시 새롭게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느낌이었다.
하모 샤브샤브 먹는 법 – 실전편
앞서 요리가 나오기 전 직원분의 설명이 있었으나 듣는 것과 실제 해 보는 것은 다르다.
앞에 있는 재료를 바탕으로 설명을 참고하여 먹어보기로 한다.
1) 부추와 팽이버섯은 육수에 넣는다.
익으면, 중간중간 건져 먹으면 된다.
2) 깻잎은 육수에 10초 정도 담근 뒤, 꺼내서 쌈을 쌀 준비를 하면 된다
3) 하모 또한 끓는 육수에 넣고, 10초 뒤에 건져서 깻잎과 함께 싸서 먹는다.
4) 하모는 막장(양념장) 혹은 양념 소스와 함께 찍어 먹으면 좋고, 쌈 안에는 원하는 재료들을 넣으면 된다.
부추와 팽이버섯 그리고 그 외 밑반찬들이 있다.
5) 양념장(막장)을 잘 섞어서 하모와 찍어 먹으면 된다.
쉽게 생각하면 쌈으로 먹을 채소와 하모를 육수에 데쳐서 먹는 것이다.
양념 소스이며 하모와 함께 찍어 먹으면 된다.
차돌박이도 먹고, 하모 샤브샤브를 먹으며 양념장에도 찍어 보고, 양념 소스에도 찍어 먹어 보고 깻잎을 육수에 데쳐서 먹기도 하고, 그냥 먹기도 하고 여러 방법으로 먹어 보니,어느새 다 먹었다.
참고로 식사를 다 하고, 죽을 주문 해서 먹으면 마지막 입가심과 속이 풀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모 샤브샤브만으로도 좋지만 따뜻한 죽을 후식으로 먹고 나면, 마지막에 남은 빈 공간이 채워지는 든든함이 느껴진다.
식사를 마치다
하늘에서 내리는 소나기는 그 기세가 꺾일 줄 몰랐는데, 역시 단시간에 강하게 내리는 소나기는 오랜 시간 지속되지 않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친 흐린 하늘 사이로 햇빛이 보인다.
날이 쨍쨍한 날도 좋았겠지만, 흐린 날은 그 나름의 멋이 있다.
습한 느낌은 있겠지만 햇빛이 뜨겁지 않아 야외 활동에 큰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음식점을 나와 왼쪽을 보니, 이 길 따라 늘어선 하모 샤브샤브 음식점들이 보인다.
각종 미디어에서 본 것처럼 저마다 특징이 있는 음식점이다.
음식점에서 나와 정면을 보니, 바로 앞이 바다다.
해안가에서 보는 바다와 또 다른 느낌이다.
그 앞엔 수많은 섬들과 여러 건물들이 보이고, 구름은 산을 덮을 만큼 많이 내려왔다.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보이니, 도시와 바다가 어우러진 느낌이다.
케이블카는 거센 바람이 불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바라본 바다는 바람에 비해 잔잔해 보인다.
다음에 여수를 방문한다면,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는 없다.
여름일지 겨울일지 혹은 다른 계절일지도 모른다.
그날의 날씨 또한 알 수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예부터 이 자릴 지켜 온 당머리 지역의 바다는 변함없을 것 같다.
장소 : 당머리첫집
주소 : 전라남도 여수시 남산남1길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