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케이블카
숙소 근처에 통영 케이블카가 있어 방문하기로 했다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더 먼 곳까지 볼 수 있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통영 케이블카는 남해안에 가장 먼저 설치된 케이블카이며, 1,975m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최장의 타이틀은 다른 곳에 내주었지만, 케이블카를 타면 힘들이지 않고 미륵산 (461m)의 정상에 올라 한려수도를 바라볼 수 있으니 최장 타이틀이 아니어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좋은 조건의 케이블카임에도 날씨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강풍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케이블카 운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땅에서는 크게 느낄 수 없지만 케이블카가 운행되는 높이에서는 운행에 영향을 주는 바람이기 때문에 운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먼 통영까지 내려왔는데, 하필이면 예상치 못한 강풍으로 인해 케이블카가를 못 타게 되어 아쉬웠다
통영 케이블카 홈페이지에서도 운행하지 않는다고 안내가 나와있었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운행 시간인 오전 9시 30분에 맞춰 방문했지만 역시나 운행을 하지 않았다 이날은 여러 명의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케이블카가 운행되었다면, 저곳에 주차를 하고 케이블카를 탔겠지만 예기치 못한 강풍으로 인해 케이블카는 탑승할 수 없었고 대신 버스 주차장에서 일반 차량 주차장만 사진으로 찍고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다음에 통영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강풍이 없어서 케이블카를 타길 바라는 마음과 아쉬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통영의 볼거리는 케이블카가 전부가 아니었다
여러 가지 볼 거리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해안 도로 드라이브다
추천하는 드라이브 코스가 여러 군데 있었는데 그중 선택한 해안 도로는 미륵도 해안을 따라 23km를 드라이브할 수 있는 구간이다
이곳은 동백나무 가로수가 있어 동백로라고 불리는 곳도 있고 바다 가까이 달릴 수 있는 구간도 있어서 운전하는 재미도 있고 볼거리도 있어서 케이블카를 탑승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높은 곳에서 한려수도를 볼 수는 없었지만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한려 수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코스로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면 팁이 있다 미륵도의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자동차가 해안가에 가까이 달리기 때문에 조금 더 바다와 가까이서 달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장소 : 통영 케이블카
주소 : 경상남도 통영시 발개로 205
달아 공원
드라이브 코스의 중간 즈음 왔을 때, 달아 공원이 나타났다 장시간 운전한 것은 아니지만 코스 중간에 공원이 있고, 쉬어 갈 수 있다는 것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부담을 덜어 주는 느낌이 든다
달아 공원의 유래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았다 해서 달아 공원(達牙公園)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지금은 하늘에 뜨는 달을 의미하는 것으로 달 구경 하기 좋은 곳이란 뜻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실제로 일몰이 유명한 곳이고, 덩달아 일출도 유명한 곳이 되었다
달아 공원은 전용 주차장이 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차량이 많이 없어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공원관리 사무소가 앞에 있고, 아직 많은 관광객이 보이진 않았다 휴가철이긴 하지만 이른 시간이고, 일출과 일몰이 유명한 곳이니 사람들이 이 시간에 찾아올 이유는 딱히 없어 보였다
이곳은 카페 주차장인 것 같다
영업시간에는 카페 손님 외에
주차를 금지한다는 안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오픈전이고, 오픈하기 전에는 주차를 할 수 있으므로 주차를 했다
공원을 오르는 길은 세 갈래가 있었다
첫 번째는 가장 왼쪽의 계단을 이용하는 방법
두 번째는 그 아래 경사로를 이용하는 방법
사진에는 없지만, 마지막 세 번째는 오른쪽에 화장실을 경유하여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사진엔 안 나왔지만, 가장 오른쪽 길을 선택하여 화장실을 경유하기로 했다 조금 걸어 오르니, 주차장이 보였다
아마 차량이 많았다면, 저곳에 주차를 한 뒤 달아 공원을 올라야 했을 것이다 주차장 치고 꽤 뷰가 좋은 오션뷰 주차장이다
남쪽이라 그런지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든 야자수 나무가 보인다 동남아 등지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만나니 신기하다
바다 백리길
제주도 올레길처럼 따로 만든 것은 아니다 이곳 섬 주민들이 나무를 하러 다니거나 생계를 위해 다니던 길을 활용하여 조성한 길이다
총 4구간이 있는데, 그중 1구간인 달아길 이다 생존을 위해 지나다녔던 길이 이제는 관광지로써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정상을 향해
가파르다면 가파른 경사 구간을 걷는다
그래도 목적지까지 멀지 않았고 이 구간만 지나면 바로 정상이다
이름 모를 나무지만 각 나무에 이름이 적혀있어서 무슨 나무인지 알 수 있다 사진에서 오른쪽 길은 관해정이라는 정자로 오르는 길이다
저곳이 관해정인데, 정자에 앉아서 바다를 구경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그러나 이곳보다 조금 더 넓고 트인 곳에서 바다를 보기 위해 조금 더 걸었다 여유롭게 앉아서 보는 것도 좋지만 목적지가 아니다 보니 그냥 지나친다
조금 더 걷자 달아 전망대가 나왔다
어제는 쉼 없이 비가 내리고, 아침에는 흐린 하늘이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른 하늘을 빼꼼히 보여주고 있다
기회만 된다면, 바다백리길을 모두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백리면, 40km 정도 될 텐데 어떤 풍경이 있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들을 이곳에서 볼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하늘은 트였고, 사방에도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다
이렇게 트인 시야로 보는 장소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정상에서 뒤를 돌아보니, 관해정이 보인다
이곳저곳에 펼쳐진 섬들을 보며, 남쪽에 왔구나, 통영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면서도 각 바다마다 특징이 있는데 남쪽 바다는 서해와 동해를 합쳐 놓은 듯한 느낌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시기에 일본이 조선으로 쳐 들어온 그때에 이런 바다의 특성과 지형을 속속들이 알고 있던 이순신 장군이 있었기에 조선이 승리를 거둘 수 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은 평화롭게 바다를 보고 있으나 왜란이 있던 때에 저 멀리 왜적이 쳐들어오는 게 보였다면 간담이 서늘했을 것이다
눈앞에 펼쳐진 섬들에 대한 안내도
왼쪽부터 두미도, 추도, 소장두도, 남해, 가마섬, 대장두도, 곤리도, 사량도, 쑥섬
이곳에서 남해까지 보인다니 먼 것 같지만 가까운 곳에 있다고 느껴진다
정면에도 펼쳐진 섬과 바다가 눈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지금 눈으로 봐도 멋진데 일몰과 함께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흐렸던 날씨가 잠시나마 화창해진 것에 감사함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통영수산과학관, 대매물도, 비진도, 학림도, 오곡도, 소지도, 송도, 국도, 연대도, 저도
이렇게 각 명칭이 쓰여있다
그냥 봤다면 웬 건물과 섬 들인가 했을 텐데, 안내도와 함께 비교하며 보니 다르게 보인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정말인 것 같다
짙푸른 녹색과 분위기가 8월의 첫날임에도 깊어가는 여름과 다가오는 가을이 겹쳐 보이는 듯했다
사람이 정한 시간으로는 한 달 뒤면 9월이고, 가을이다
그러나 자연의 시간은 그 정도 시간은 한 달 뒤까지 갈 것도 없이 미리 가을을 보여준 것 같다
조형물이 있어서 무엇인가 살펴보게 된다
‘한없이 무거운’ 김정아
스테인리스 스틸. 납. 110x210x80cm. 2019
버려진 낚시 추의 납이 목에 걸려 납중독으로
죽어가는 고니, 인간이 버린 쓰레기에 피해 입은 생물들, 고니의 모습에 비추어진 우리, 우리와 고니가 다르지 않다
국립공원은 모든 생물의 안식처로, 생존을 보장받고 번식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낚시객이 늘면서 낚시 쓰레기로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낚시 쓰레기 중 중금속 납(Pb)은 바다에 녹아 해양생물들과 그것을 먹는 사람의 체내에 축적되어 중추신경장애를 일으킵니다
우리는 지난 3년간 한려해상 국립공원에서 3톤, 개수로 치면 약 84만 개의 납을 수거하였습니다2020년 우리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납 없는 국립공원”으로 선언하고 납 사용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수거한 납을 소재로 한 조형물을 이곳에 전시합니다
– 한려해상 국립공원 파크 레인저-
멋진 풍경과 함께 웬 서글픈 조형물인가 했는데 숨은 의미를 알게 되니, 납득이 되었다
사람이 이곳에서 생활하지 않았다면 이런 쓰레기도 없었을 테지만 사람이 없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바다와 섬을 뒤로하며
잠시나마 화창한 날을 보여 준 바다와 하늘에 감사하며, 이 모습을 뒤로한 채 갈 길을 떠나야 했다
이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강한 비는 아니지만 언제 강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아쉬운 마음보다 더 빠른 발걸음으로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국립공원 캐릭터인 반달이와 꼬미가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으면서 그와 동시에 배웅하는 것 같다
그린포인트 지급 종료 안내가 있는데, 2022년 7월부터 그 제도가 종료되었다
탐방객이 자가 쓰레기를 되가져 갈 경우 무게에 따라 포인트를 주었는데 탐방 문화 성숙도는 달성했으나 핵심인 쓰레기 처리에 대해 그 제도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사라졌다고 한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언제 다시 비가 올지 모를 하늘을 보며, 마음에는 한려 수도 해상공원의 감동을 담은 채 남은 드라이브 길을 향해 핸들을 돌린다